– 동서양 대학의 탄생과 그 역사적 연결고리
오늘날 우리는 대학을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교육기관으로 받아들이지만, ‘대학’이라는 제도의 기원은 사실 아주 오랜 세월과 다양한 문명 속에서 진화해 왔습니다. 유럽의 볼로냐대학교부터 한국의 서울대학교, 이슬람권의 알카라윈대학, 중국의 국자감, 조선의 성균관까지. 동서양을 막론하고 대학은 시대마다 다른 모습으로 존재해왔지만, 결국 ‘지식’이라는 공통된 목적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 흐름을 따라가 보며, 세계 대학의 시작과 진화를 조망해봅니다.
중세 유럽에서의 대학 탄생 – 볼로냐의 시작
‘현대 대학의 시작’은 대부분 11세기 유럽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탈리아의 볼로냐대학교(University of Bologna, 설립 1088년)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법학을 중심으로 학생들이 교수들을 초빙해 자율적으로 운영한 구조가 특징이었습니다.
이후 파리대학교(신학 중심), 옥스퍼드대학교(철학 중심) 등이 설립되며, 유럽 대학 모델이 본격화됩니다.
이들은 모두 기독교 세계관, 라틴어 교육, 귀족 중심의 수업이라는 공통된 특징을 가졌습니다.
아시아의 교육기관은 어떻게 발전했을까?
하지만 대학의 개념은 유럽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동양에서도 이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고등교육기관이 존재했으며, 특히 공적 관리 양성을 중심으로 발전했습니다.
동서양 주요 고등교육기관 비교
지역 | 기관명 | 설립 시기 | 특징 |
유럽 | 볼로냐 대학교 | 1088년 | 세계 최초의 현대 대학, 법학 중심 |
이슬람권 | 알카라윈 대학교 | 859년 | 모로코 페즈 소재,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운영 대학 |
증국 | 국자감 | 기원전~3세기 | 유교 경전 중심, 관료 양성 기관 |
한국 (조선) | 성균관 | 고려시대~ | 유학 교육 중심, 관리 선발을 위한 국립 교육기관 |
일본 | 쇼헤이코 | 에도시대 | 유학과 실무 교육, 막부가 운영하던 관립 학교 |
이슬람 세계의 알카라윈 대학은 유럽보다 이른 859년에 설립되었으며, 오늘날까지도 운영되고 있는 세계 최장수 교육기관입니다. 중국의 국자감, 조선의 성균관은 국가 통치를 위한 관료 양성 교육에 중점을 두었고, 근대 이후엔 이러한 기관들이 점차 현대 대학의 형태로 전환되기 시작합니다.
※ 동양은 유럽과 달리 종교보다는 ‘국가 운영’ 목적의 교육기관으로 대학이 발달한 점이 큰 차이입니다.
근대 이후의 흐름 – 제국대학과 서울대의 탄생
19세기 후반, 제국주의와 식민지 시대를 거치면서 동서양 대학 시스템이 서로 영향을 주기 시작합니다.
일본은 독일 대학 모델을 도입해 도쿄제국대학을 설립했고, 조선시대 말과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경성제국대학 → 서울대학교로 이어지는 한국 최초의 현대 대학이 등장합니다.
서울대학교는 1946년 미 군정 시기, 경성제대의 잔재와 조선총독부 관립 기관을 통합하면서 설립되었으며,
이후 한국 고등교육의 중심이자 정치·학문·사회 분야의 인재 배출소로 자리 잡게 됩니다.
서울대학교 주요 정보 (2024 기준)
항목 | 내용 |
설립 연도 | 1946년 (서울대학교로 공식 출범) |
전신 | 경성제국대학, 초선총독부 관립 전문학교 등 |
위치 | 서울 관악구 |
학생 수 | 약 2만 7천 명 |
대표 학문 분야 | 의학, 공학, 사회과학, 인문학 등 전 분야 |
이처럼 유럽에서 시작된 근대 대학 시스템은 19세기말~20세기 초에 이르러 전 세계로 확산되며 각국 교육제도의 뼈대가 되었습니다.
※ 오늘날 우리는 유럽형 대학 구조 위에, 동양 고유의 가치와 학문 전통을 함께 녹여낸 ‘글로벌 대학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대학은 단순한 교육기관이 아닙니다. 그 나라의 철학, 정치 체계, 가치관이 반영된 시대의 축소판이자 지식의 총체라 할 수 있죠. 서양의 볼로냐부터 동양의 국자감, 그리고 현대의 서울대에 이르기까지, 대학의 모습은 시대에 따라 변해왔지만 지식을 통해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끈다는 본질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오늘 우리가 대학을 이야기하는 건, 결국 인류가 어떻게 배우고 성장해 왔는지를 되짚는 일이기도 합니다.